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명기들의 시와 산수화

구지뽕농부 2023. 6. 10. 00:00

[명기들의 시와 산수화]

江陵郊外 (48×69) : 梨花雨 흩뿌릴 제 - 계랑

 

배꽃 흩어뿌릴 때 울며 잡고 이별한 임

秋風落葉에 저도 날 생각하는가

千里에 외로운 꿈만 오락가락 하는구나

 

지은이 : 계랑(桂娘). 여류시인. 부안의 기생. 성은 이() 본명은 향금(香今),

호는 매창(梅窓), 계생(桂生). 시조 및 한시 70여 수가 전하고 있다.

황진이와 비견될 만한 시인으로서 여성다운 정서를 노래한 우수한 시편이 많다.

* 梨花雨비처럼 휘날리는 배꽃

 

乾川里 (46×68) : 送人 - 양양 기생

 

弄珠灘上魂欲消 농주탄상혼욕소

獨把離懷寄酒樽 독파리회기주준

無限烟花不留意 무한연화불류의

忍敎芳草怨王孫 인교방초원왕손

 

사랑을 나눈 시냇가에서 임을 보내고

외로이 잔을 들어 하소연할 때

피고 지는 저 꽃 내 뜻 모르니

오지 않는 임을 원망하게 하리

 

지은이 : 양양 기생

* 농주(弄珠)연인과 함께 사랑을 속삭임.

 

桂林近郊 (47×68) : 傷春 - 계생

不是傷春病 불시상춘병

只因憶玉郞 지인억옥랑

塵豈多苦累 진기다고루

孤鶴未歸情 고학미귀정

 

이것은 봄이 감을 슬퍼하는 것이 아니고

다만 임을 그리워한 탓이네

티끌같은 세상 괴로움도 많아

외로운 목숨 죽고만 싶네

 

지은이 : 계생(桂生), 혹은 매창(梅窓). 부안 기생.

매창집(梅窓集)이 전한다.

 

孤石亭 (53×97) : 春愁 - 금원

 

池邊楊柳綠垂垂 지변양류록수수

蠟曙春愁若自知 납서춘수약자지

上有黃隱啼未己 상유황은제미기

不堪趣紂送人時 불감취주송인시

 

시냇가의 실버들 유록색 가지

봄시름을 못 이겨 휘늘어지고

꾀꼬리가 꾀꼴꾀꼴 울음 그치지 못하는 것은

임 이별의 슬픔 이기지 못함인가

 

지은이 : 금원(錦園). 원주 사람. 김시랑, 덕희(金侍郞 德熙)의 소실.

* 황리(黃麗鳥)꾀꼬리

 

孤石 竹亭里 雪景 (47×68) : 매화 옛등걸에 - 매화

 

매화 옛등걸에 봄철이 돌아오니

옛 피던 가지에 피음직도 하다마는

춘설이 어지러이 흩날리니 필듯말듯 하여라

梅花 노등걸에 봄졀이 도라오니

노퓌던 柯枝에 픗염즉도 *다마*

춘설(春雪)이 난분분(亂紛紛)*니 필동말동 *여라

 

지은이 : 매화(梅花). 생몰년 미상, 조선시대 평양 기생. 애절한 연정을 읊은

시조 8(그중 2수는 불확실함)청구영언에 전한다.

 

公州 문동골 (47×69) : 待郞 - 능운

 

郞去月出來 랑거월출래

月出郞不來 월출랑불래

相應君在處 상응군재처

山高月出遲 산고월출지

 

임 가실 제 달 뜨면 오마시더니

달은 떠도 그 임은 왜 안 오실까

생각해 보니 아마도 임의 곳은

산이 높아 뜨는 달 늦은가 보다

 

지은이 : 능운(凌雲; 구름을 건너서) 조선시대 기생

* 상응(相應)생각해 보니

 

內山里의 겨울 (52×97) : 玉屛 - 취선

 

洞天如水月蒼蒼 동천여수월창창

樹葉蕭蕭夜有霜 수엽소소야유상

十二擴簾人獨宿 십이확렴인독숙

玉屛還羨繡鴛鴦 옥병환선수원앙

 

마을 하늘은 물이런 듯 맑고 달빛도 푸르구나

지다 남은 잎에 서리가 쌓일 때

긴 주렴 드리우고 혼자서 잠을 자려니

병풍의 원앙새가 부러웁네

 

지은이 : 취선(翠仙). 호는 설죽(雪竹) 김철손(金哲孫)의 소실.

* 십이상렴(十二擴簾)긴 발을 뜻함

 

魯家村 (57×88㎝) : 離別 - 일지홍

 

駐馬仙樓下 주마선루하

慇懃問後期 은근문후기

離筵樽酒盡 리연준주진

花落鳥啼時 화락조제시

 

말은 다락 아래 매어 놓고

이제 가면 언제나 오시려나 은근히 묻네

임 보내려는 때 술도 떨어지고

꽃 지고 새가 슬피 우는구나

 

지은이 : 일지홍(一枝紅). 성천(成川)의 기생.

* 선루(仙樓)신선이 산다는 다락.

 

大埠古刹(대부고찰) (47×69) : 묏버들 가려 꺾어 - 홍랑

 

묏버들 갈ᄒᆡ 것거 보내노라 님의손ᄃᆡ

자시ᄂᆞᆫ 창밧귀 심거두고 보쇼서

밤비예 새닙 곳 나거든 날인가도 너기쇼서

 

(묏버들 가려 꺾어 보내노라 임에게

잠자는 창 밖에 심어 두고 보소서

밤비에 새잎 나거든 나인가 여기소서)

 

擇折楊柳寄千里 (택절양류기천리) 버들가지 꺾어서 천 리 먼 곳 임에게 보내니

人爲試向庭前種 (인위시향정전종) 나를 위해 시험 삼아 뜰 앞에 심어 두고 보세요

須知一夜生新葉 (수지일야생신엽) 행여 하룻밤 지나 새잎 돋아나면 나인줄 아세요

 

지은이 : 홍랑(洪娘). 함경남도 홍원출생. 생몰년 미상. 조선 중기 때의 명기

 

 

台霞里 雪景 (53×97) : 靑山은 내 뜻이오 - 황진이

 

청산(靑山)은 내 뜻이오 녹수(綠水)는 님의 정()

녹수(綠水) 흘러간들 청산(靑山)이야 변할손가

녹수(綠水)도 청산(靑山)을 못 니져 우러 예어 가는.

 

(靑山은 내 뜻이오 綠水는 임의 이로다

녹수가 흘러간들 청산이야 변할손가

녹수도 청산을 못잊어 울면서 흘러가는가)

 

지은이 : 황진이(黃眞伊). 생몰 미상. 조선 중종 때의 명기. 개성 출신.

 

白沙村 (57×88) : 영반월(詠半月) - 황진이

 

誰斷崑崙玉 수단곤륜옥

裁成織女梳 재성직녀소

牽牛一去後 견우일거후

愁擲碧空虛 수척벽공허

 

崑崙의 귀한 을 누가 캐어

織女의 얼레빗을 만들었는가

견우가 한번 떠나버린 뒤

시름겨워 푸른 하늘에 던져버렸네

 

지은이 : 황진이(黃眞伊). 중종 때 명기, 본명은 황진(黃眞), 일명 진랑(眞娘). 기명(妓名)은 명월(明月).

 개성(開城) 출신. 확실한 생존연대는 미상이다.

 

大興寺 (48×70) : 黃昏 - 죽향

 

千絲萬縷柳垂門 천사만루류수문

綠暗如雲不見村 록암여운불견촌

忽有牧童吹笛過 홀유목동취적과

一江烟雨自黃昏 일강연우자황혼

 

실버들 천만 가지 문 앞에 드리워져서

구름 가린 듯이 어두워서인가 볼 길 없더니

문득 목동이 피리불며 지나가네

강에는 안개비 내리는 해 저문 석양이구나

 

지은이 : 죽향(竹香). 호는 낭각(琅珏). 평양 기생.

* 연우(烟雨)아지랑이가 낀 것처럼 내리는 비

 
 
 

頭甸村(두전촌) 막다른 골목길 (57×88) : 秋月夜 - 추향(秋香)

 

移棹淸江口 이도청강구

驚人宿驚飜 경인숙경번

山紅秋有色 산홍추유색

沙白月無痕 사백월무흔

 

노를 저어 맑은 강어귀에 이르니

인적에 해오라기 잠 깨어 날고

가을이 짙은 탓인가 산 빛은 붉고

흰 모래엔 달이 둥글다

 

지은이 : 추향(秋香) ()는 계영(桂英), 장성 기생,

추향은 시에 능하고 가야금과 노래를 잘하여 기생 가운데 으뜸으로 이름이 났다.

손녀 추성개, 추성개의 손녀 가련도 예쁜 용모에 대대로 가야금을 잘 탔다

 

寺谷 會鶴里 (47×69) : 秋雨 - 혜정

 

九月金剛蕭瑟雨 구월금강소슬우

雨中無葉不鳴秋 우중무엽불명추

十年獨下無聲淚 십년독하무성루

淚濕袈衣空自愁 루습가의공자수

 

금강산 늦가을 내리는 비에

나뭇잎은 잎마다 가을을 울리네

십년을 소리없이 흐느낀 이 신세

헛된 시름에 가사만 젖었네

 

지은이 : 혜정(慧定). 여승(女僧).

* 淚濕: 눈물이 젖는다.

* 袈衣: 가사, 스님이 입을 승복. * 空自愁: 헛된 시름들.

 

 

三成里 江邊 (53×97) : 어이 얼어 자리 - 한우

 

어이 얼어 자리 무슨 일로 얼어 자리

원앙 베개와 비취 이불을 어디 두고 얼어 자리

오늘은 찬비 맞았으니 녹아서 잘까 하노라

 

어이 얼어 잘이 므스 일 얼어 잘이

鴛鴦枕(원앙침) 翡翠衾(비취금) 어듸 두고 얼어 잘이

오늘은 ᄎᆞᆫ비 맛자시니 녹아 잘ᄭᅡ ᄒᆞ노라

 

지은이 : 한우(寒雨). 조선 선조 때 임제(林悌)와 가까이 지내던 평양 기생.

* 원앙침 (鴛鴦枕) 원앙을 수놓은 베개. 부부가 함께 베는 베개.

* 비취금 (翡翠衾) 비취색의 비단 이불, 젊은 부부가 덮을 화려한 이불을 이르는 말

 

西雙版納湖畔 (47×68) : 長霖(장림) - 취연   

 

十日長霖若未晴 십일장림약미청 

鄕愁蠟蠟夢魂驚 향수랍랍몽혼경

中山在眼如千里 중산재안여천리

堞然危欄默數程 첩연위란묵수정

 

열흘이나 이 장마 왜 안 개일까

고향을 오가는 꿈 끝이 없구나

고향은 눈앞에 있으나 길은 먼 千里

근심 어려 난간에 기대 헤아려보노라

 

지은이 : 취연(翠蓮). 자는 일타홍(一朶紅). 기생

* 장림(長霖)긴 장마

* 중산(中山)지명. 사랑하는 임이 있는 곳, 또한 고향

 

水海子村 (47×68) : 晩春 - 죽서

落花天氣似新秋 락화천기사신추

夜靜銀河淡欲流 야정은하담욕류

却恨此身不如雁 각한차신불여안

年年未得到原州 년년미득도원주 

 

꽃이 지는 봄은 첫 가을과 같네

밤이 되니 은하수도 맑게 흐르네

한 많은 몸은 기러기만도 못한 신세

해마다 임이 계신 곳에 가지 못하고 있네

 

지은이 : 죽서(竹西). 철종 때 사람. 서기보(徐箕輔)의 소실,

조선 후기 기녀 죽서 박씨(竹西 朴氏)

 

月影農家 (97×148) : 和七夕韻(화칠석운) - 연희(蓮喜)

 

河橋牛女重逢夕 하교우녀중봉석

玉洞郞娘恨別時 옥동랑낭한별시

若使人間無此日 약사인간무차일

百年相對不相移 백년상대불상이

 

은하수 다리에서 견우직녀 거듭 만나는 저녁

옥동의 신랑 신부 이별의 때를 한탄하네

만일 인간 세상에 이 날이 없었더라면

백년을 마주하여 서로 헤어지지 않을 것을

 

지은이 : 기생 소난향(小蘭香)의 몸종() 연희(蓮喜)

* 화칠석운(和七夕韻) - 칠석날에는

* 하교(河橋) - 은하수

 

- 받은 메일 옮김 -